1998년에 개봉한 ‘딥 임팩트’는 NASA가 어느 날 갑자기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거대 혜성을 발견하면서 시작되고, 기자 제니 러너(테아 레오니), 대통령 톰 백(모건 프리먼), 고등학생 조시 니콜스(일라이저 우드) 등 각기 다른 위치에 선 인물들이 혜성 충돌 위기 속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내리는 과정을 그립니다. 혜성을 파편화해 일부만 지구로 떨어뜨리고, 선별된 인원만 대피시켜 인류를 보존하려는 ‘아크’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적 절충과 정치적 결단이 어우러지고, 동시에 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과 연대, 희생의 의미가 한층 부각됩니다. 영화 후반, 남은 시간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려는 모습이나 인류 전체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건 채 비밀스럽게 출항하는 ‘아크’ 승무원들의 결단은 여느 재난물보다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가족과 동료, 낯선 이들까지 서로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순간이 가장 큰 울림을 줬고, 위기 앞에서 진정한 연대와 책임감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습니다.